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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2016. 10. 11. 07:46



욕먹는 것도 어쨌든 내 인생, 내 선택이다.

사람들은 주어진 것에는 금새 익숙해지고 이내 더 요구하게 되는 법이니까.


요즘은 누군가에의해 무언가 주어졌다는 것, 그게 의무던 가식이던 위선이던 일단은 참 고마운거라 생각하게 된다.

그제 술자리에서 나온 얘기,

병든 시부모 안모셨다가 막상 처가 어른 아플때 손벌렸다던 이야기에 무척 짜증이 난게 그런거였다.

사례 자체가 주작스런 극단의 케이스인건 둘째치고

아무리 가족친지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고마워할 일이지 처음부터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깝깝했던 탓이다.


어쨌든, 내 길이다. 핵심적이지 않은 일로 소모적이고 싶진 않다.

모르지 언젠간, 좀 더 자유롭고 솔직한 길 위에 서있게 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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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지만 새로운 팀에 몸담게 되었다.

휴가를 다녀온 아침에 바로 결정사항을 전해듣는, 이 조직의 방식은 여전했고 빡돌긴 했지만

관심있던 일이고 팀의 구성도 맘에 들어 이내 나아졌다.

물론 여전히 나는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게 어색하고 약간 갭모에성 캐릭터로 첫만남을 시작했다.

팀장은 "아주아주 어렵게 모신 김차장님" 어쩌고 말도안되는 칭찬으로 더더욱 어색한 캐릭터성을 부여해주고

휴가 직후라 남은 일처리에 정신없는 사이에 또 거리감 느껴지는,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인상만 모두에게 남겼다.

그래도 며칠 후 그놈의 술 한잔에 좀 무게를 풀었으려나.


팀의 구성, 그래 그것 하난 맘에 든다.

푸근한 인상의 신임 여성팀장님, 여성 차부장님들, 각분야의 고객센터 선임/상담사님들.

남중-남고-공대-공돌 테크를 이어오다 이렇게 여성이 많은 곳에서 일하긴 처음이다.

그리고 오랜시간 이 판에서 경험과 능력을 검증받는 과정에 본인의 성실함과 이타성이 작용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아우라가 느껴져 존중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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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조문을 가지 못했다.

뭔가 목구멍에 하나 걸린 듯 안절부절한 것 그것 뿐이다.

단지 내가 있던 그곳, 그 현장이 누군가의 죽음이 옆을 스쳐간 자리라서만일까.

물론 죽음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사회는 좀 지나길 바랬다.

누군가의 말처럼 분신으로 투쟁하던 시기는 지났다, 더이상 극단의 싸움은 있어서는 안된다가 아니라

이젠 정말 살아서 열심히, 아니 적당히 좀 살아서 싸우고 죽음은 그것대로 삶의 살아짐 속에서 자연스레 흘러가길 바랬다.

죽음을 조작하는 이들, 조롱하는 이들, 아주 진지하고 악랄하게 가지고 노는 이들에 그저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