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

혼잣말 2005. 11. 13. 22:41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 고동주 비오 불구속수사 탄원서



저는 27세의 평범한 직장인이며 고동주 학생과 수년간 친하게 지내온 선배인 김수용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병역거부의 길을 선택한 그에게 사법 당국의 합리적 선처를 호소코자 이렇게 탄원서를 씁니다.

고동주 학생은 평소 남다른 신앙관을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아픔을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시간동안 평화를 사랑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인격에 많은 감명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 그가 힘든 병역거부자의 길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한편 말리고도 싶었지만, 또한 친구의 신념에 절로 공감이 갔었습니다.

허나 한국의 법은 아직 이런 사람들에게 매몰찹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또한 UN 인권위원회에서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대체복무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무조건 구속수사가 강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병역거부자는 군대가 힘들기 때문에 편한 길로 회피하기 위해 복무를 거부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동주 학생을 비롯한 제가 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절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총칼을 들고 싸우는 것을 거부할 뿐, 봉사활동과 같은 평화적인 방법으로라면 얼마든지 힘든 의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분단 50년과 한반도의 국제적 상황 때문에 우리는 마치 정예화된 군인을 많이 보유하면 할수록 강력한 국가라는 인식을 가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에는 보다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병역특례를 통해 지정된 회사에서 3년간 일하는 것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습니다. 자신의 특성화된 능력을 이용해서 나라에 봉사한다는 것이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으로 복무하는것과 마찬가지로 나라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비폭력을 지향하는 평화주의자들을 단지 범법자로 남아있게 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국민에 봉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더욱 합리적일 것입니다.

고동주 학생은 평화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청년입니다. 법적 처리대상이 될 것을 잘 알면서도 힘든 길을 스스로 선택해 걷고 있습니다. 아직 대체복무제가 확립되지 않아 그는 범법자가 될 수 밖에 없지만, 불필요하게 구속수사까지 강행되지 않기를 저는 바랍니다. 부디 고동주 학생의 사정을 헤아려 사법 당국이 합리적인 선처를 내릴 것을 다시한번 호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