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은 무섭다..

혼잣말 2005. 6. 19. 13:12

훈련소에서 본 수류탄 터지는 광경은 충분한 두려움을 내게 던져줬다. 뭐 놀래서 떨리고 모의 수류탄 투척 훈련에 지장이 있고 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큰 그 위력은 충분히 무서웠다.

무기를 손에 잡기 전에 짧은 화살기도를 했었다. 나는 집총거부의 수준은 아니지만 살상무기를 손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은 한 개인에게는 중요한 실존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식칼로도.. 혹은 볼펜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는 있겠지만.. 오로지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람을 죽일지만 연구해서 만든 무기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총을 집어드는 순간, 이미 나는 효율적인 살인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얻는 것이다. 하물며 수류탄이야...

나는 방어적 의미의 군대 존재를 인정하고 있고, 만약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살기 위해 누굴 죽일지도 모르지만.. 그 이전에는 어떤 이유에서건 평화적 원칙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군대에는 얼마든지 있다. 전시에 준하는 기계적인 복종심말고도 국가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좋지않은 사건이 터질때마다 안타깝다. 군 기강을 바로잡고 더욱 엄정히 다지는 것이 과연 우리가 선택해야하는 최선의 해법이겠는가.. 아무튼 고인의 명복을 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