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tmacht Vatikan

여러가지 2006. 3. 22. 00:32

한동안 떠들썩했던 추기경 서임도 잠잠해졌다.

대한민국 땅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우리 천주교의 위상이 드높아졌다 하건만, 사실 추기경님 두세분 더 탄생하신다 한들 뭐가 크게 바뀔게 있으랴.

괜시리 삐딱하게 보고 싶은건 나날이 더이상 예언자적 소명을 실천할 생각을 상실하는 듯한 이 나라 천주교의 모습 때문이다.

타이틀부터 영 선정적이기만 한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이 더 공고해졌다. 절대반지는 아니어도 인간의 반지쯤은 충분한 권력께서, 이 대한민국에 힘쓸 일이 사학법 반대 정도였던가. 쩝..

아무튼 책 내용은 별거 없더라. 저자는 "내가 비밀을 까발려주마~" 하고 시작하다가 결과적으로 그랬다더라로 그치는 용두사미나 보여준다. 그나마 하나 느낀건 이건가 싶다.

카롤 보이티야란 사람, 그래도 참 대단한 양반이시긴 했구나는 거.

어느새 요한바오로 2세의 서거 1주년이 되어간다. 푹푹찌는 인도의 기차간 한편에서 옆사람의 신문기사를 통해 알았던 세계 최대 종교 수장의 죽음.

이라크 파병에 맞서 괴로워하던 그의 모습을 유인물에 담아 명동 거리에서 뿌릴 적이 떠올랐다. 우리는 그를 참 잘 이용(?)한 셈이지만 나는 덕분에 세계 성체대회에 박제되어 있었던 그를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새로운 교황의 1년을 보내며.. 다시금 그리움 같은 기분도 약간 드는게 그런 연유 아닐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