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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폰트와 문구들;;

간만에 제대로 우려낸 진한 사골 한그릇을 마신 기분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
 
내 청춘을 불사르게 했던 에바의 추억을 멋지게 재창조 해준 안노 감독 수고하셨다. 앞전의 뻘타 극장판들도 이젠 그러려니 용서하고 싶다.

4부작의 첫타인 "서"는 올드팬들에게 바치는 헌정과도 같았다. 초중반 거의 대놓고 TV판 재편집을 보여준건 향수를 간직한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다. 보는 내내 대사를 함께 줄줄 외면서 어느새 VHS가 늘어지도록 틀어댔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후반부 야시마 작전은 작심하고 블록버스터풍이다. 과도한 헐리웃식 연출이 썩 아니긴 했지만 극장 대화면엔 불꽃곤조를 쫌 구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은가.

평일 저녁 용산CGV 9시타임이었음에도 꽤 많았던 사람들 - 그렇게 보고 싶어서인지, 범상치 않은 오덕의 풍채물씬한 분들께서 (나처럼) 홀로 많이 오셨더라 - 당신도 그 시절이 그리우시나요들?! 땡하자마자 일어서는 커플들관 달리, 당연히 있을 "사비스~사비스~"를 기다리며 크레딧을 주시하던 이들도 당신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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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꽤나 흐르긴 흘렀다...

레이의 저 모습에서 지나간 십여년의 세월이 느껴진건 나만의 감상일런지. 조명발에 감춰진 눈가 잔주름이 있을 것도 같다...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