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산행에서 느꼈던 것의 핵심은 여기에 있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자신에겐 특별한 노스탤지어..

물론 내가 세상 빛을 본 곳은 병원이었고 그 뒤로도 몇일간 병원을 나서질 못해 엄니 속을 썩힌 역사가 있었지만.. 초등학교전까지 살았던 이곳이 나의 고향, 나의 집이다..

부산행의 목적중에 큰 하나를 차지했던 것...



삼익 아파트..



집 앞 골목..



아..



실망..



뎅그러니.. 팽이의자.


오히려 남아있는것이 더 초라한 그네...


어려운 몇 걸음을 내딛은 곳엔..



집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았을 광경.



옥상에서..



옥상에서..두번째



완전히 복개되어버린 뒷동네 하천.



갑자기 이병주씨의 '세우지 않은 비명'이 생각났다... 시한부선고를 받은 주인공은 젊은날 자신의 과오가 남아있을 옛날 장소를 찾아간다. 그리고는 모든 것이 정리되었음을 확인 하고..

내 나이와 같을테니 저 아파트는 26년이 된 셈이다. 무려 20년만에 찾아왔으니 다시 찾아올때까지 그대로 있으란 법이 없다. 언제 헐리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버릴지 모르는 것이다.

이번 부산행은 그런 조급증의 결과이기도 했다. 사라지기 전에, 이 비루한 문명의 이기인 디지털 카메라에라도 남겼으면... 최소한 실망하더라도 후회는 않을테니까..

생각보다 눈으로 확인한 충격은 컸고 커다란 실망이었다. 만물유전... 이라고 이해는 해도 미련한 미련을 어떻게 할까..

고향 친구에게 옛 집을 찾아갔었단 이야기를 했더니 나이 50먹었냐고 핀잔을 준다. 맞아.. 웃기는 개인적 감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