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혼잣말 2013. 3. 14. 19:40


"인간은 물에 빠지지만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있나요? 바다에 사는 우리와 달리 절대로 죽지 않나요?"


"아니. 인간은 반드시 죽는단다. 오히려 수명은 더 짧아. 인어는 삼백년을 살 수 있지만 생이 끝나면 수면의 거품으로 사라지니까 우린 사랑하는 이의 무덤조차 만들지 않지. 우리에겐 영혼이 없으니까 영영 다시 태어나지 않아. 초록 물풀처럼 한번 잘리고 나면 더이상 자라날 수 없는거야. 하지만 인간은 영원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서 육체가 먼지로 사라지고 난 뒤에도 계속 살지. 영혼은 맑고 순수한 공기를 타고 반짝이는 별들 너머로 올라간단다. 우리가 물밖으로 올라가 세상의 땅을 바라보듯이 그들은 우리가 결코 보지못할 미지의 영광스런 세계로 올라가는거야."


"우리이겐 왜 영혼이 없나요? 단 하루라도 인간이 되어 별들 너머 영광의 세계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수백년의 내 생이라도 기꺼이 바칠거예요."


"그런 생각을 해선 안돼! 우리의 삶이 인간보다 훨씬 행복하고 낫단다."


"저도 죽게되면 물위의 거품이 되어 파도의 노래를 듣지 못하고 아름다운 꽃과 태양을 볼 수 없겠지요. 영원한 영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없지. 한 사람으로부터 그의 부모보다도 더한 사랑을 받게되지 않는 한은.. 그의 모든 생각과 사랑이 온전히 너만을 향하고, 사제가 그와 너의 오른손을 얹고 영원한 서약을 하게 된다면 말이야. 그의 영혼이 네 몸으로 들어가고 너는 인간의 미래의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겠지. 그는 너에게 영혼을 주고도 자신의 영혼을 간직할거야. 하지만 그런 일을 결코 일어나지 않아. 너의 물고기 꼬리는 인어들 사이에선 아름다운 것이지만 인간세계에서는 무척 추한 거란다. 그들은 모르지. 멋있게 보이기 위해선 그들이 다리라고 부르는 굳건한 두 기둥을 딛고 서야한다고 생각하는게야."


- The Little Mermaid





"요정핑크"의 레인보우 왕자는 몸의 수분이 마르면 하반신이 물고기로 변하게 된다. 인간세계에서 패션모델 역할을 하게 된 왕자는 강렬한 무대조명에 의해 몸에 변화가 오게 되고.. 그 추한 하반신이 관객에게 드러날 찰나에 핑크가 등장해서 가려주게 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하반신이 짐승의 다리로 표현되었다. 나에겐 그때야 비로소 "추하다"가 무엇인지 망막에 새겨졌다. 애니 자체는 희대의 망작이었지만 그부분만은 탁월한 표현이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