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언제나 오랜 옛날의 일이었고, "물 건너" 먼 지방 이야기였으며, 노래 속에서나 역사지식 속에서 처절하기만 했던 곳의 이야기다.
이곳에서 죽음이 벌어지는 풍경은 항상 무언가 자욱하기만 하다. 죽이는 사람이 있고 죽는 사람이 있는데, 죽을 이유는 그다지 없다. 그렇게 이유없는 무덤, 이유없는 제사가 마을을 뒤덮었다.
"억울한 죽음" 같은 표현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사연이 절절하고 대상이라도 명확하다면 원님께라도 나타나 하소연해보겠지만 이들 영혼에게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떻게 이해가 되었을까..
다행히 영화는 그저 제사였지 씻김굿이나 고발, 추모와는 거리가 있었다. 결코 가볍진 않았지만...
이방인으로서 그 제사를 관조하며 제주가 올리는 잔을 보고, 흩날리는 지방을 보고, 친지끼리 노닥거림도 듣다가 끝자락엔 제사 음식도 얻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