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나름의 봄을 찬미했다
귀에는 윤아누님의 노래를 걸고.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아픈 추억같은 것들..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봄이 되었고 그리워 할 때 즈음은 이미 쌀쌀해지는 가을이었다.
그리고 영화도 떠올려본다.
분명히 극장에선 짠하게 보았었는데 그닥 기억에 남아있지 않음에 흠칫했다.
이상네.. 내가 본게 영화지 라면은 아니지 않은가.
여자에게 소년은 부담스럽다던 글을 떠올리니 좀더 그 느낌이 기억이 난다.
소년에겐 여자가 얼마나 신비로웠을까.
뮤즈이자 베아트리체이며, 내가 속하지 않는 세계의 '존나-특별한' 존재..
그런데 소년의 소녀는 얼마나 지독한 현실주의자였던가-
늘 그렇듯 신춘의 감흥은 오래가지 못했고, 신나게 종각역에서 찌라시를 뿌리다 왔다.
저하늘이 외면하는 이순간 이렇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