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테드 창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전자화된 인공생명체의 성장과 독립.

일련의 전자펫으로 시작된 인공개체가 가상유전자풀의 특성에 인간세계의 경험적 정보를 누적하여 더욱더 인간적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엔지니어의 역할을 부모의 양육과정에 적절히 투사하였다.

오랜시간 중요한 주제였던 인간보다 인간적인 기계, AI.

물론 아무리 상대적인 시각으로 보려했다해도, 그간 그 방점이 "인간적"에 있었음을 부정할 순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인간, 나아가 생명에 대한 선험적인 선언도, 당위론적 주장도 더이상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작품을 읽어가며 그 한계와 경계에 대해 또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의 속도대결이 아닌,

소위 인문/인류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테크놀러지의 분석을 지나,

테크놀러지적 관점에서 진화한 인문학을 보는 느낌이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가상세계를 구축했고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직접 우리 감각을 통해 상호의존적 연결망을 성립시키고 있다. 비가역적인 진화의 달음박질이 시작된건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인간적인 굴레에 얽매이지만 종래에는 창조물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이를 개체의 독립으로 "놓아버리는" 것이 그 시발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