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사람들 다 보길래 본거고 하도 여기저기 패러디가 난무하길래 본거다. '입소문'이라는 고전적인 영역을 넘어 한 영화가 뜨면 모든 매체를 통해 재생산되는 시대에, 꾹하며 안보고 개기기도 쉽잖은 것 같다.... (왠만한 주변인 중 매트릭스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거나 아니면 상종 못할 사람이거나 둘중 하나가 아닐까.. -_-;)

쓰는김에 적어 놓자. 사실 수많은 스포일러 속을 헤매다 본 것이기도 하다. 최고의 스포일러는? 당연 "근친상간" 이라는 거. 그외는 시놉시스 수준과 엄청난 패러디들이다.

유지태의 캐스팅은.. 참 맘에 안드는 구석이었다. 소탈하게 웃는 사이코를 연기하는 것 같은데.. 잘 나가다(택시 태워 보내는 정도만 하더라도..) 건물 안에서 마지막 부분은 실소를 자아내는 듯.. (일부러 그런건지 나만 그렇게 느낀건지.)

가장 긴밀해야할 순간에 유지태의 어이없음이 나의 긴장을 풀어놓더라 -_-;;; <뻘타상>

아무튼 집요하고도 잔인하고도 정신나간 복수극! 얼마나 설득력 있는가?!

이우진은, 단지 상대가 친누나임을 빼고는 완전했던 한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비록 어떤 놈의 말농간에 어이없이 잃어버려야했던 사랑이지만. 그는 자신의 사랑을 완전하다 믿었고, 또 그래서 일생을 건 복수극을 준비해야했다.

복수에 의해 잉태된 금지된 사랑 - 미도와 오대수.
이우진에 의해 가장 더럽고 저질스런 사랑으로 연출된 그 사랑.

하지만 결국, 이우진은 자신의 사랑을 완전한 추억으로 완성시키고 죽음. 미도와 오대수는? 아쉽게도 더러운 기억을 사뿐히 버리고 다시 시작. "알고도 당신네들이 사랑하겠어?" "기억을 조작했지? 안되면 지우고 시작하면 되잖아.."

결국 미도와 대수가 승리한건가.... 갸웃...

십수년의 복수와 복수, 그 와중에서 단지 딸을 상대로 삼았다는게 그렇게 혀를 자를 정도로 죄책감을 가질 일인지.. 오대수씨 너무 착하다는 생각과 이 영화 엽기라서 보는 나도 엽기가 되는구나는 생각이 교차한다. -_-;

아무튼 엽기는 이제 그만.. 내취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