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고 무덥다.
모든 것이 반짝이고 선명하다.
느리고 잔잔하며 또한 단단하고 든든하다.

하지만
왜 우리는 외지인처럼, 뜨내기 방문객처럼 그곳에 잠깐 머무를 수 밖에 없을까.
왜 신기한듯 감탄하고 뚫어져라 바라보게 되는걸까.
그건 어른이 되어 도시에 살게 된 이들의 숙명인걸까.
고향, 익숙함과 푸근함, 눅진눅진한 가족과 친지와 이웃이라는 관계들..
우린 모두 그것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어느순간 그것들을 멀리함으로서 성장해 온걸까.

한여름밤의 불꽃
한번이라도 그렇게 화려할 수 있다면 우리 생은 차라리 덜 슬플까.
그저 "진흙에 발자국 하나 남겨보는 기러기" 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