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던가, 그런 미래도
그런 세계도, 그런 루트도..
나와 네가 그렇게 가까워질 가능성도
제대로 있었던건가
그런데도 나는 나만의 시시한 질투로
모든 것을 망치고 말았다
말해두겠지만 너와 나 사이에
그리 커다란 차이는 없었을 게다
아주 조금 주위의 인간관계가 달랐을 뿐이고
조건이 그리 달랐던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라면 메울 수 있었을 차이였다
나의 아주 작은 양보 - 조금만 더 이 남자에게 마음을 열었더라면 - 로 말이다
그것으로 나와 너는 똑같아졌을 터이다
"역사는 수정됐을 거란 말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시간여행에 대한 SF적인 창작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인한 지평의 확장보다는 인과율과 평행세계를 오가는 질문에 대한 대답 혹은 회피의 끝없는 산물일지 모르겠다.
어쩌면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에서 선택과 결과와 가정과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은 한없이 되먹임되는 후회와 정신승리의 협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