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앨범이지만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7집 'Good Luck'이 안치환의 나이를 연상시켜준 반면 8집은 의외다 싶을 정도로 강하다.



안치환과 자유 8집, '외침 (Clamour)'

우리나이로 39세. 불혹을 앞둔 이 가수가 다시금 팔뚝을 걷어붙이고 반미를 외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앨범 끝에 당당히, "이제 타협의 시대는 끝났습니다."라고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386은 노무현을 탄생시켰고, 촛불시위는 그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또한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딛고 일어섰고 그의 열린우리당은 국회 과반을 점했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개혁세력이라는 그들이.. 미국에 할말은 한다던 세력이.. 과연 서민을 위해, 민중을 위해 한 것은 무엇인가. 미국앞에서는 왜 그렇게 벌벌기는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행동은 왜 이렇게 한편으로 실망감만을 안기는것인가..

안치환 역시..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노사모를 결성하고, 또 일부는 국회에서 386모임을 구성하여 활동하는 것을 보며 무언가를 생각했을까?

"내 삶의 방향을 묻고.."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로 고뇌하던 안치환이 오히려 더 강하게 반미를 외치게 된 까닭에.. 무언가 있는건 아닐까. 차라리 시원한 술한잔과 함께 추억으로 되새기는게 어울릴 나이일지도 모르는데...

8집의 강렬함은 여러모로 그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일단 그에게 공감한다. 효순이 미선이를 보면서, 대미 굴욕 외교와 파병 결정을 보면서, 그가 느꼈을 최소한의 양심에 대한 번뇌를 인정하고 싶다. 그것이 다시금 불타오르며 '개새끼야!'라는 욕지거리로 표현되면 또 어떤가. 그룹이름처럼 Liberty! 를 추구함에 있어 나이는 거추장스러울 따름이다.

어쨌든 아직도 이렇게 당당하게 노래할 수 있는 그가 있어줌은 한고비 넘어 다음 세대지만 나에겐 감사하다. 민중성과 대중성의 중간에서 고민하는 몇 안되는 가수이기에.. 몇년전 그 지점이 있는가 싶던 모 가수가 축구와 함께 확 뜬 이후 보이는 행각은... 그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빛나게 하고 있다. (사실 윤 모씨에게 악의적 감정은 이제 전혀 없지만...-_-;;)



P.S 앨범을 구매한 즈음에서 일어난 김선일씨 사건은 어찌나 가슴에 울분을 남기던지. 잠시나마 그걸 식힐 수 있는 냉수같은 앨범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