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장이라.. 역시 아재들은 그게 많이 생각들 나겠지.
불과 십오년 전이다. 라고 하면서도 무려 15년씩이나 지난 일이다.
그뒤로 이 사회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무 자르듯 나누기도 어렵지만 어쨌든 내 시절엔 "부문운동"이라 불렀다.
그럼 메인이 있고 또 서브가 있는거냐? 하면 웃기는 분류이긴 하지만.
굳이 그 단어를 꺼내들게 되는건, 크게 봐서 "운동"이라 불리우는 어떤 사회적 움직임의 각 분야는 나름의 생태계가 있고 또 그 안에서도 무지개 같은 스펙트럼이 있음을 떠올리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충분히 발달하고 세가 모이면 대체로 정규분포의 곡선처럼 허리가 튼실하고 양 극단은 소수인 구성이 이루어지겠지만,
실제론 규모의 경제가 발동하기엔 영 모자라거나 혹은 현실적인 억압과 불평등으로 구성자체가 왜곡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메갈, 이라고 특정하여 지칭할 땐 항상 그러한 맥락들이 결여되기 쉽다. 물론 일베, 라고 지칭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개별 커뮤니티가 굉장히 선명한 성향과 방향성을 물론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쉽게 인격화시켜 재단할 때는 조심성이 필요하다. 일베가 전면에 등장하여 온라인 여론이 홍해 갈라지듯 할 때도 일베 척결을 주장하며 딱지를 붙이고 만물일베설이 등장하던 흐름은 실제 존재할 현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무효화시켰고 더욱 건강해질 수 있었던 공론의 장을 비가역적으로 변질시켜버렸지 않나 싶다.
소수자가 취할 수 밖에 없는 전투적인 방식, 급진적인 선명성과 공격성을 통한 접근의 유효성이 발휘되려면,
심정적으로 문제제기에 동의하면서도 방법론적으론 회의하는 더 많은 다수가 필요하다.
현재의 상황은 실제론 허리를 구성해야할 다수가 대개 구조적 공포로 인해 침묵하거나, 어정쩡하게 숟가락만 얹으며 "리트윗" "공유"로만 참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피폐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급진적 행동파들은 소수였지만 적어도 이 상황아래에서는 가장 강력한 오피니언 리더가 되었는데 사실 그들에게 이 옷이 맞을 수가 없다. 원래 급진은 남들은 몰라줘도 강한 신념과 뒤도 돌아보지 않는 독고다이의 자세가 중요한데, 현재 온라인을 수놓는 이들의 어조에는 애매함이 감돈다. 풀어쓰자면, 1)내 주장을 하고 싶은건지 2) 나에게 동조하는 이들의 적극적 응원을 받고 싶은건지 3)혹은 내앞의 적을 깔아뭉게는 쾌감을 맛보고 싶은건지 4)내 앞의 적을 설득하고 싶은건지, 불완전한 스탠스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아씨.. 더 쓰고 싶은데 출근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