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Monster)

여러가지 2004. 6. 24. 02:06

6/20 코아아트홀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는 항상 평하기에 조심스럽다. 멋대로 속으로 판단했다가 '실은 그게 아니었던개벼...'식의 소리를 뒤에 들으면 배신감같은게 드니까.. 움.. 그니까.. 그냥 영화상으로만 보자면.. ;;

자신의 삶의 과정이 도저히 정상적이지 않았기에.. 그녀의 최초의 사랑 역시 너무나 비정상적이다. 그때문에 용서가 안되는 중범죄,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만 주인공.

하나.. 둘.. 계속 살인이 이어짐에 따라 관객들은 그녀에 대한 감정을 시험받는다. 처음에는 동정심이 들지만.. 점점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사랑표현에 '불쌍하게 커왔으니까..' 식의 이해도 한계를 드러낸다. 마지막 살인, 불쌍하신 할아부지를 총으로 쏘아버릴때쯤은 관객 시험의 절정이다.. 이러면 왠만한 사람도 그녀라는 영혼을 포기해버리고 싶어질듯...
(실제로 극장에서.. 영화 잘 보던 어떤 여자가... 그 장면에선 "미쳤어!!!" 하고 소리를 지르셨다.. 음..;;;)

우리는 자라오면서, 일반적인 사회의 틀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 따뜻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다. 사랑, 애정, 관심, 호의, 존중, 존경, 인정, 공감... 여러가지 단어들이 다양한 관계속에 주어지지만... 이 모든 것을 거의 받지 못한 한 영혼은 어떻게 될까.

단지 법의 테두리에서 커왔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사형이 언도되었지만.. 그녀는 대략 늑대에게 키워진 소녀와 보통 인간의 중간 어디쯤에 있지 않나 싶다.

아무튼 하염없이 우울해지기 딱 좋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