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의 글들을 읽으며 와~ 내가 이런 글도 썼었어? 하며 살짝 자뻑에도 빠져본다.
가끔 고등학교 시절의 그 "다이어리" 생각이 나는데,
누구에게나 다시는 오지 않을 관념과 감성으로 가득한 그 시절들이 있겠지만
예를들어 이쁜 스티커를 구해다가 장식한다던가, 칭구들이며 짝사랑하는 여성의 사진을 끼워놓는다던가
하는 일들은 참 그 행위 자체로 닭살이 돋으면서도 아주 그리운 어떤 완전한 세계로 존재했었기 때문에..
아마도 중년의 호르몬 문제이겠지만 종종 편도체 미성숙이라 우기고 싶은 마음이기도 했다.
그시절에도 나를 드러내는 건 참 어려웠고, 여전히 나는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오는 어떤 어색함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부대끼는 사람들이며 맞닥뜨리는 상황들이 마냥 싫진 않은 괜찮은 시기이기에
오랜만에 모든 것을 수용하는 수용킴 모드로 정신없이 살고 있는 나를 응원해본다.
세상이 온통 시끄럽고 본 적 없는 혼돈들을 목도하지만 그만큼 생에의 의지를 불러오는 때이기도 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