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혼잣말 2004. 11. 12. 01:22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0-25

그때에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겠느냐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질문을 받으시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또 '보아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그리고 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영광스러운 날을 단 하루라도 보고 싶어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아라, 저기 있다.' 혹은 '여기 있다.' 하더라도 찾아 나서지 마라. 마치 번개가 번쩍하여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환하게 하는 것같이 사람의 아들도 그날에 그렇게 올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은 먼저 많은 고통을 겪고 이 세대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아야 한다."


하느님 나라 그날까지, 하느님 나라 건설의 길.. 그때의 하느님 나라는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하고 두근거리게 했던가.

오늘의 말씀은 그런 하느님 나라를 돌아보게 한다.

세속의 세상과는 다른 나라라고 이야기를 했다.

육체와 돈, 권력과 아부로 휩싸인 세상과는 다른, 낮은자가 높은자가 되고 꼴찌가 일등이 되는 주님의 가치가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날은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으며 놀고 늑대와 양이 함께 춤추는 대동세상이요 해방세상이라고 노래 불렀다.

그럼에도 그 세계는, 항상 현실의 세계와 단절되지 않은, 우리 안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 가운데에 존재하고 있는 현재진행완료의 세상이라고 이야기했다.

act locally라고는 해도, 내가 속한 집단, 내가 이룰 가정도 못해 나 자신 하나도 쉽지않은 변화를 꿈꾸기가 이렇게 자신이 없다.


세상은 나에게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한다. 지나침으로 인해 자신을 무너뜨리지 말라고 한다. middle way를 지킨다는건 일견 참 쉬워보인다.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그저 묵묵하게-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니... 그런 삶, 살라면 못살 것도 없는 그런 게 중용이라니...인간답지도 않다.

상처받지않는 중간의 길은 많이 가본 것 같다. 그럼에도 다른 길을 연다는 건 참 쉽지 않다.

"여기에 있다, 저기에 있다" 고 누구나 외칠 수 있지만 거기엔 없다.

하느님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 정말 우리 가운데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