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화 박살의 원조격은, 그 이름도 신화적인 마크로스 TV판이었다. 당시로선 화려하다 못해 전율을 느꼈던 발키리와 배틀폿의 전투신은 뒤로 한채(본인 당시 초딩 저학년..) 지금 보면 극도로 절제된 미니멀리즘 화면 미학이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박살났던 중후반부 퀄리티... 아아..
근래 시청중인 TV시리즈에서, 아사히TV의 "Speed Grapher"가 간간이 이어오던 박살의 명맥을 보여주고 있다. - 물론 그 중간에는 나디아라는 대작도 끼어 있어, 비록 작화는 좀 망가져도 작품성이 공고하면 든든하다는 진리가 있지만 -
아무튼 GONZO는 실력은 으뜸임에 의심이 없지만 이름과 달리 곤조 부족으로 인한 뒷심 미흡이 특기라고 지적되어 왔는데.. 아예 이번 스피드 그래퍼에선 비교적 초반부터 작화가 박살나는 불의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론 곤조는 초반에 지루해서 계속 보기 어렵더라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이번 스피드.. 는 나름대로 재미있고 스토리도 괜찮은 편이었다.
초반 두어편 이후 슬슬 작화가 망가지자 더위와 함께 나의 짜증지수도 상승하던차에... 최근 올라온 12편을 GOM 플레이어에 건 순간 눈을 의심했다.
오오!!! 드디어 듀란듀란이 무색하지 않게 된건가!
연재가 11편이나 되는동안 오프닝 장면을 짜깁기만 한 채 버티는 황당한 곤조를 보여주더니 드디어 오프닝을 만든게다!! 뒤늦게 만든게 죄송했던지 상당히 스타일리쉬한 괜찮은 오프닝이었다. 이제 반성하고 다시 작화 신경쓰기로 한거지?! 하며 믿은건 나의 순진이었는데...
에휴.. 혹시나가 역시나... 스이텐구에게 한대 맞고 쓰러진 카구라 씬에서 그만 억장이 무너지고 말았다..
맞는 것도 서럽구만 이러긴가요??
다만 조심스러운 것은 역시나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시는 우리 하청업체분들이다. 흙... 여러분은 죄가 없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