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혼잣말 2015. 9. 29. 06:21



걷자

지금은 그냥 걷자

머물러 쉴 수도 냅다 뛸 수도 없으니

가야할 방향 정한 기한도 없으니

이끌림에 끌릴 수도

미끌림에 밀릴 수도 없으니


걷자


생각도 호흡도

흐름은 모두 그 보폭으로

젖은 볼 마르고 불은 눈 돌아와

흐려진 시야가 다시 트일 때까지


문득

바람도 습기도 피부에 닿아

길가도 하늘도 곁눈질할 수 있게

그리하여

모든걸 듣고 얻고 받아 안아

내 안의 마지막으로 게워낼 때까지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