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sunset | 혼잣말 2014. 3. 11. 19:35 |
수업 시간은 오후 4시부터 7시까지였고, 점차 해가 저물어 실내는 어두워졌다.
하지만 프레드 마틴은 불을 켜지 못하게 했다. 그 세 시간 동안 모든 것이 변하고 있었다.
작품들, 사람들, 공간, 목소리의 어조, 서로의 관계...
모든 것, 그것은 계시적이었다.
- 사진강의노트, Philip Perkis
삭막하고 건조한 곳에서의 메마른 영혼은 무언가 계시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기어를 낮추고 브레이크를 밟아, 가쁘던 호흡을 가다듬고 사고의 와류를 안정시킨다.
충분히 해는 길어지고 있었다.
그 시간동안 온전히 내 안의 욕심, 불안, 초조 따위를 게워내면.
머리 속 사고로 만들어낸 허상이 아닌,
직접 사물의 윤곽과 표면이 반사시키는 빛을 바라볼 수 있다.